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디지털 경제 시대에 새로운 지급결제 수단을 제공하고, 한국의 금융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논의 주제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와 우려도 많습니다.

 

1. 스테이블코인이란?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이름 그대로 '안정적인(Stable)' '코인(Coin)'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가격 변동성이 큰 일반 암호화폐와 달리, 법정화폐(예: 달러, 원화)나 특정 자산(예: 금)의 가치에 연동되어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종류 (담보 방식에 따른 분류):

•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발행사가 법정화폐(예: 달러)를 예치해두고 그만큼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방식입니다. USDT, USDC 등이 대표적입니다.
• 상품 담보 스테이블코인: 금, 석유 등 실물 상품을 담보로 발행됩니다.
• 암호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 다른 암호화폐를 담보로 발행되지만, 가격 변동성에 대비해 초과 담보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 (비담보): 담보 없이 알고리즘에 의해 공급량을 조절하여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려 하지만, 2022년 테라-루나 사태에서 보듯 안정성에 큰 위험이 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이 중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원화에 가치가 연동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의 배경 및 필요성

• 디지털 경제 활성화: 간편하고 효율적인 디지털 결제 수단을 제공하여 온라인 쇼핑, P2P 거래 등 디지털 경제 활동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 국경 간 결제 효율성 증대: 기존 국제 송금보다 저렴하고 빠른 국경 간 결제를 가능하게 하여 무역 및 해외 송금 편의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 한국 금융 기술 경쟁력 강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운영 기술 개발을 통해 블록체인 및 핀테크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특히 K-콘텐츠, 전자상거래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자체 생태계를 구축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 신뢰성 있는 민간 디지털 통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와는 별개로, 민간에서 신뢰성 있는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여 다양한 금융 서비스 혁신을 이끌 수 있습니다.

3.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고려사항 및 우려

• 통화 주권 및 금융 안정성 침해 우려:
  • 통화정책 영향: 스테이블코인이 대규모로 사용되어 예금을 대체할 경우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이 약화되고, 이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독자적인 경제 생태계 구축: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으로 사용자가 몰릴 경우 독자적인 경제 생태계가 구축되어 해당 국가의 통화 수요가 감소하는 '통화 대체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사적 통화 창출 권한: 민간에 통화 창출 권한을 부여하는 셈이 되어 통화량 증가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될 수 있습니다.
• 소비자 보호 문제:
  • 가격 안정성 및 환급성: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 법정화폐와 같은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지, 가치 안정화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고 환급이 보장되는지가 핵심입니다. 테라-루나 사태와 같은 급락 시 소비자 피해 우려가 큽니다.
  • 규제 공백: 가상자산이 지급수단으로 사용될 경우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률 및 규제가 미비할 경우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발행자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시스템 리스크: 발행인의 운영 실패나 파산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금융 시스템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 조달: 가상자산의 익명성 때문에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 조달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어 강력한 규제 및 감시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조화: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은행 시스템과 어떻게 연동될 것인지, 은행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4. 한국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제 동향

한국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규제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2단계 입법: 2023년 제정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1단계 입법(이용자 자산 보호 및 불공정거래 규제)에 이어, 2단계 입법으로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 마련을 추진 중입니다.
• 금융당국 및 한국은행의 입장:
  • 금융위원회: 스테이블코인을 전자지급수단으로 정의하고, 발행사의 건전성, 준비금 기준, 파산 시 이용자 자산 보호 절차 등을 포함하는 구체적인 제도 설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 한국은행: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 경우 한국은행이 인가 단계부터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통화 주권 및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 입법 방향: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화폐와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하거나, 디지털 자산 기본법상 별도의 입법을 통해 규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50억 원 이상 준비금 요건 등 발행 요건을 비롯한 구체적인 내용이 법안에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5.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차이점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법정화폐인 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기업이 원화를 담보로 발행하는 가상자산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구분CBDC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원화 스테이블코인 (민간 발행)

발행 주체	중앙은행 (한국은행 등)	민간 기업, 금융기관
법적 지위	법정화폐	가상자산 (규제에 따라 전자지급수단 등으로 인정될 수 있음)
가치 안정성	중앙은행의 신뢰를 바탕으로 완전한 가격 안정성 보장	담보 자산 및 발행사의 운영 능력에 따라 안정성이 달라짐
목적	기존 법정화폐의 디지털 형태, 통화 정책 운용의 효율성 증대	디지털 지급결제 편의성,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 확장
예금자 보호	중앙은행이 직접 책임 (별도의 예금자 보호 불필요)	별도의 예금자 보호 제도 필요

 

결론적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한국의 금융 기술 경쟁력을 높일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통화 주권 침해, 금융 시스템 안정성 저해, 소비자 보호 등의 위험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해외 주요국의 사례를 참고하고, 발행사의 투명성, 충분한 담보 확보, 강력한 규제 및 감독 체계 마련을 통해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신중하게 도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